어느새 미루나무 꼭대기 훨씬 위에 달이 걸려있고,
부엉이가, 밤이 됐음을 알리고 있다.

미처 켜 놓지 못 했던 전등불을 켜 놓고,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...

아침부터 분주히 이 것 저 것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

밖으로 안으로 들락날락 매우 바쁜 하루를 보낸 것 같은데도,

막상 한 일들을 생각하면 어제나 오늘이나 별다른 것이 없는 하루였다.

어제는 또 그제와 별다른 일이 없었고................

결국 사람의 일생이란 어찌 생각하면 늘 그렇고 그런 일들에 매달려

허둥지둥 바쁜 듯 분주히 애쓰기는 했어도 나나 남이나 서로 엇비슷한 일들을 가지고

평생 승패 없는 씨름이나 하다가 삶을 마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.

그래서 공자님이 “평범한 것이 복이라네. [平爲福(평위복)]”라고 말씀 하셨나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