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쿠키 사회] 못다 핀 어린 영혼의 넋이 27년 만에 ‘희망의 새싹’으로 다시 돌아온 것일까.

14일 문을 여는 ‘5·18 추모관’ 내 고(故) 김부열(1980년 당시 18세·조대부고 3년)군의 ‘매장 재현관’에 새싹<사진>이 돋아났다.

가로 2m·세로 3m 크기의 이 ‘재현관’은 김군의 무덤을 모형 유골 등을 통해 그대로 옮겨놓은 곳.

관리사무소 측은 바닥에 김군이 묻혀 있던 5·18 구 묘역에서 퍼온 흙을 깔고, 잡초 등이 자라지 못하도록 고착액(固着液·수용성 접착제)을 뿌려 놓았다.

하지만 지난 9일부터 이곳에 어린 새싹이 움트기 시작, 30㎝ 크기까지 자랐다.

참배객들은 이 새싹을 ‘부열초’라고 부르며 18세의 꽃다운 나이에 원통하게 희생된 영혼이 새싹을
통해 ‘부활’한 것 같다고 말한다.

전남도 산림환경연구소 오찬진(45) 연구원은 “이 새싹이 4∼7월 산이나 들에서 연한 하늘색 꽃망울을 터트리는 지치과의 ‘꽃마리’(잣냉이)로 보인다”고 말했다.

김군은 지난 1980년 5월22일 광주시 동구 지원동 한 야산에서 “무고한 광주시민을 죽이지 말라”고 외쳤다가 계엄군이 쏜 총에 머리 등을 맞고 숨졌다.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/광주일보 이종행 기자 golee@kwangju.co.kr